CATL, 나트륨 배터리로 전기차 판 다시 짠다

CATL, 나트륨 배터리로 전기차 판 다시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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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업계가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앞세워 전기차 시장의 약점으로 꼽히던 ‘겨울 성능’ 문제 해결에 속도를 낸다. 단순히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 플랫폼과 배터리 교환 인프라, 원재료 공급망까지 한꺼번에 재편하는 움직임이다.

최근 중국 공업정보화부(MIIT) 산하 행사에서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배터리 업체인 중국의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 Limited)은 리튬이온과 나트륨이온 배터리를 같은 규격 안에서 교체 사용할 수 있는 ‘원 셸 투 셀(One Shell, Two Cells)’ 구조를 공개했다.

핵심은 배터리 외형 규격을 완전히 통일했다는 점이다. 같은 배터리 팩 케이스 안에 리튬 배터리나 나트륨 배터리를 상황에 따라 넣을 수 있다. 차량 제조사는 차체나 냉각 구조를 새로 설계할 필요가 없고 배터리 교환소 역시 기존 설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중국 북부 혹한 지역에서 특히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본다. 기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영하 20도 이하 환경에서 충전 속도가 크게 떨어지고 사용 가능한 용량도 급감한다. 물류 트럭이나 광산 장비처럼 하루 종일 돌아가는 산업 현장에서는 사실상 운영 손실로 이어진다.

반면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저온 성능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에너지 밀도는 아직 리튬보다 낮지만 추운 지역에서는 오히려 실사용 효율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이 나트륨 배터리를 ‘저가형 대체재’가 아니라 별도 시장으로 키우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배터리 교환식 전기차와 궁합이 좋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를 들어 겨울철에는 북부 지역 차량에 나트륨 배터리를 공급하고 남부 지역에서는 장거리 주행용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같은 교환소에서 두 종류 배터리를 모두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프라 투자 부담도 줄어든다.

중국 니오(NIO)의 배터리 스와프 네트워크나 CATL의 EVOGO 사업 역시 이런 구조를 염두에 뒀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중국 정부가 택시·물류차 중심으로 배터리 교환 방식을 적극 확대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배터리 수명 경쟁도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나트륨 배터리 관련 업체들이 1만5000회 충·방전 성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기준으로 실제 운영 기간이 20년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저장장치(ESS)나 물류 차량처럼 매일 반복 충전이 필요한 분야에서는 배터리 교체 주기가 수익성과 직결된다. 충·방전 수명이 늘어나면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양극재 업체 론베이 테크놀로지는 나트륨 기반 인산철 소재에서 1만5000회 수준 내구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생산 규모도 빠르게 확대 중이다. 중국은 이미 대규모 ESS 시장을 중심으로 나트륨 배터리 실증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일부 지방정부는 혹한 지역 전력망 안정화 사업에도 나트륨 배터리를 투입한다.

원재료 전략도 눈에 띈다. 기존 하드카본 음극재는 코코넛 껍질 같은 바이오 소재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중국 업체들은 석탄 기반 합성 하드카본으로 빠르게 전환한다.

중국 완화화학은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해 관련 소재 가격을 크게 낮추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해외 농산물 공급망 영향을 줄이고 사실상 중국 내부 자원만으로 배터리 공급 체계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나트륨 배터리로 리튬 공급망 리스크까지 동시에 줄이려 한다고 분석한다. 리튬 가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나트륨은 원재료 확보가 상대적으로 쉽고 가격도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는 아직 에너지 밀도 면에서 삼원계 배터리나 최신 LFP보다 뒤처진다. 같은 크기라면 주행거리가 짧아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국은 승용차 전체보다 저온 환경, 상용차, 에너지저장장치 같은 영역에서 먼저 시장을 키우는 전략을 택했다.

실제 CATL은 최근 중국 내 배터리 시장 점유율 46%를 넘기며 시장을 주도한다. 업계에서는 중국이 리튬 중심 시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나트륨 기반 생태계까지 구축할 경우 글로벌 배터리 주도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

중국의 목표는 단순한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아니다. 배터리 종류가 바뀌어도 차량과 충전·교환 인프라는 그대로 사용하는 구조를 먼저 완성해 시장 자체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겨울철 성능 문제를 계기로 시작된 나트륨 배터리 경쟁이 글로벌 전기차 산업 구조까지 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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