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식 초대형 주조 도입…포드 EV 전략 완전히 바뀐다
포드(Ford)가 3만달러 수준의 보급형 전기 픽업트럭 출시를 앞두고 시험 차량 테스트에 들어다. 그동안 극비로 진행해온 차세대 전기차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분위기다.
미국 현지 보도에 따르면 포드는 현재 차세대 전기 중형 픽업 프로토타입을 제작·검증 중이다. 위장막을 두른 시험 차량은 수주 내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 일대 공공도로에 등장할 예정이다.
업계는 이 차량을 포드 전동화 전략의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단순히 새 픽업트럭 한 대가 아니라, 포드가 새롭게 개발한 ‘범용 전기차 플랫폼’의 첫 양산 모델이기 때문이다.
포드 CEO 짐 팔리는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두고 “포드의 모델 T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20세기 자동차 대중화를 이끈 모델 T처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 판도를 바꾸겠다는 의미다.
실제 목표 가격도 공격적이다. 첫 모델은 4도어 중형 픽업 형태로 출시되며 시작 가격은 약 3만달러, 한화 약 41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포드가 이 가격대를 강조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전기 픽업은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포드 F-150 라이트닝과 리비안 R1T, 쉐보레 실버라도 EV 같은 대형 전기 픽업은 대부분 6만~8만달러대를 형성한다. 가격 부담이 커 대중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포드는 이번 신차를 통해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원가 절감이다. 포드는 테슬라가 먼저 도입한 ‘메가캐스팅’ 생산 기술까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차체 여러 부품을 하나의 대형 주조 부품으로 통합해 생산 공정을 단순화하는 방식이다.
부품 수를 줄이고 생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제조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테슬라는 이미 기가캐스팅 기술을 통해 생산 효율을 크게 끌어올린 바 있다.
포드 CFO 셰리 하우스는 투자자 대상 설명회에서 “기능은 풍부하고 기술 중심적이면서도 가격은 합리적인 차량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더 중요한 이유는 포드 전기차 사업 상황과도 연결된다.
포드는 최근 몇 년간 전기차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시장 우려도 커졌다. 실제로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전기차 투자 속도를 일부 조절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포드는 오히려 ‘더 저렴한 EV’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다. 고가 프리미엄 전기차보다 대중형 시장이 장기적으로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위치한 포드의 비밀 전담 조직, 이른바 ‘스컹크웍스 팀’이 주도한다. 기존 조직과 분리된 소규모 개발팀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원가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차량이 사실상 미국 시장의 ‘중국 전기차 방어용 모델’ 성격도 갖는다고 본다.
최근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저렴한 가격과 높은 상품성을 앞세워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미국 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중형 EV 확보가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이다.
포드의 새 플랫폼은 향후 여러 차종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즉 이번 중형 픽업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아직 구체적인 디자인이나 주행거리, 배터리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업계에서는 포드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차는 비싸다”는 기존 공식을 깨려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결국 포드가 노리는 건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다. 전기차 시대에도 돈을 버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첫 시험대가 바로 이 3만달러짜리 전기 픽업이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