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5000rpm V10, 레드불이 만든 트랙 전용 괴물
레드불(Red Bull)이 첫 번째 하이퍼카 RB17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했다.
2024년 여름 첫 공개 이후 약 1년 만이다. 올해 판매를 앞둔 최종형은 초기 프로토타입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공격적인 인상이다. 이 차의 목적은 분명하다. 오직 남들보다 빠르기 위해 존재한다.
레드불은 RB17에 포뮬러 원에서 쌓아온 기술과 사고방식을 그대로 투입했다. 이 차는 출력 경쟁을 위한 하이퍼카가 아니다. 레드불은 공력 효율과 랩타임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그 결과 RB17은 애스턴마틴 발키리 AMR 프로나 페라리 FXX-K 에보와 같은 트랙 전용 하이퍼카 계보에 자연스럽게 합류한다. 다만 F1 팀이 직접 설계 전면에 나섰다는 점에서 상징성은 한 단계 위다.
전면부부터 접근 방식이 분명하다. 레드불은 슬림한 LED 헤드램프를 조형적인 바디 패널 안으로 깊숙이 밀어 넣었다. 불필요한 장식은 과감히 제거했다. 대신 모든 면을 공기 흐름에 최적화했다. 최근 트랙 지향 하이퍼카들이 선택한 ‘디자인보다 공력’이라는 공식에 충실하다.
측면에서는 카본 바디를 가로지르는 깊은 에어 채널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 채널들은 공기를 후면의 대형 냉각 영역으로 직접 유도한다. 루프 상단에 자리한 흡기구는 공기를 곧바로 미드십 엔진으로 보낸다. 차체 중앙을 관통하는 대형 센터 핀 역시 고속 주행 시 차체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소다. 르망 프로토타입에서 보던 구조를 그대로 가져왔다.
RB17은 트랙 전용 모델이지만, 레드불은 최소한의 실사용 요소를 남겼다. 사이드미러와 윈드실드 와이퍼를 장착했다. 이는 현재 모습이 콘셉트가 아니라 양산 직전 단계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
실내는 레이스카 그 자체다. 레드불은 터치스크린을 과감히 배제했다. 대신 물리 버튼과 스위치를 중심에 배치했다. 운전자는 모든 기능을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다. 시트 포지션, 스티어링 휠 각도, 전방 시야까지 모든 요소가 랩타임 단축을 위해 맞춰졌다. 고급스러움보다 집중력을 택한 구성이다.
파워트레인은 RB17의 정체성을 가장 강하게 드러낸다. 중심에는 Cosworth가 개발한 4.5리터 자연흡기 V10 엔진이 자리한다. 이 엔진은 1만5000rpm까지 회전하며 약 1000마력을 뿜어낸다. 여기에 전기모터가 200마력을 추가한다. 시스템 총출력은 1200마력에 달한다. 레드불은 다운사이징 터보 대신 고회전 자연흡기를 선택했다. 감성과 반응성을 모두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동력은 6단 시퀀셜 변속기를 통해 후륜으로 전달된다. 유압식 액티브 LSD가 이를 보조한다. 후진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담당한다. 레드불은 이 방식으로 무게와 기계적 복잡성을 동시에 줄였다. 레이스카에서 흔히 사용하는 접근이다.
생산 대수는 단 50대다. 가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수백만 달러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RB17은 최종 주행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이는 양산과 고객 인도가 머지않았음을 의미한다.
RB17은 단순한 첫 하이퍼카가 아니다. 레드불은 이 모델을 통해 F1 기술이 규제에서 벗어났을 때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도로 주행을 위한 타협을 걷어낸 결과, RB17은 순수한 속도와 공력 성능만을 추구한 가장 솔직한 하이퍼카로 완성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