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EX30, 유럽산으로 전환… 관세 피하고 대기 기간 줄이려는 전략
볼보의 가장 작은 전기 SUV, EX30이 메인 생산지를 옮겼다. 더 빠른 출고, 그리고 더 낮은 관세를 위해서다. 올해 4월부터 볼보는 글로벌 수출용 EX30을 중국이 아닌 벨기에 헨트(Ghent) 공장에서 생산 중이다. 겉으로는 단순한 지역 이전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엔 유럽의 까다로운 정책과 시장 압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EX30은 출시 직후 유럽 시장에서 대성공을 거뒀지만, 곧 8개월 가까운 대기 기간과 물량 부족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여기에 더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매긴 고율 관세는 제조사의 마진을 압박했다. 이에 따라 볼보는 2025년 중반부터 유럽 시장용 모델의 생산을 헨트 공장으로 전환했고, 최종적으로는 출고 대기 기간을 90일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볼보 유럽 총괄 아렉 노빈스키(Arek Nowinski)는 “연말까지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볼보 CEO 하칸 사무엘손도 “더 빠른 인도가 가능해졌고, 이는 고객뿐 아니라 우리에게도 절실했다”고 덧붙였다.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이 문제였다
EX30은 3만8,490유로부터 시작하는 가격대로, 브랜드 내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한 핵심 모델 중 하나였다. 하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지자 2025년 상반기 유럽 전기차 순위에서 12위로 추락했고, 볼보의 전체 글로벌 판매도 9% 감소, 2분기에는 약 10억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헨트 생산 전환은 그 손실의 회복을 위한 카드다.
이번 변화는 단지 유럽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볼보는 미국 시장용 EX30도 헨트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국은 중국산 전기차에 147%의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서 사실상 EX30의 판매가 중단된 상태였다. 반면 유럽산 차량에 부과되는 미국 관세는 15% 수준으로, 헨트산 EX30이 미국 재진출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볼보는 또한 2026년부터 상위 모델인 EX40도 벨기에에서 생산해 글로벌 판매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도 일부 사양은 재고로 빠르게 배송되고 있으며, 노빈스키는 “차량 가격이 낮을수록 더 많은 재고를 갖춰야 한다”며 재고 기반 공급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30의 유럽 생산 전환은 단순한 관세 회피 이상의 전략이다. 생산 속도, 글로벌 유통, 고객 만족도, 브랜드 가치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대응이며, 볼보가 전동화 시대에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라 할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생산 체계가 안정된다면, EX30은 다시 유럽 전기차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