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차세대 박스터·카이맨에 다시 내연기관 투입 결정
포르쉐가 차세대 박스터(Boxster)와 카이맨(Cayman)에 다시 내연기관을 투입하기로 했다. 2022년 두 모델을 차세대부터 전기차로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던 입장에서 사실상 방향을 되돌린 셈이다.
다만 이번 결정에는 조건이 붙는다. 포르쉐는 향후 내연기관을 상위 모델에 한정해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RS 버전과 같은 고성능 파생 모델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순수 가솔린 주행 경험’을 원하는 고객층은 당분간 숨통이 트이게 됐다.
새로운 718 시리즈는 애초 전기 전용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이 진행돼 왔기 때문에, 내연기관 버전을 병행하려면 추가적인 구조 변경이 불가피하다. 기존 982 세대에서 사용한 MMB 플랫폼을 손보는 방안이 유력하지만, 완전히 새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출시 시점은 이르면 2020년대 후반기로 예상돼, 현 세대와의 공백 기간이 상당할 전망이다.
이번 노선 변경은 718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포르쉐는 중형 SUV 마칸의 후속 모델도 내연기관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을 먼저 내놓고, 전기차는 이후에 추가할 방침이다. 세 줄 좌석을 갖춘 대형 SUV 역시 애초 EV로만 계획됐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해 내연기관과 PHEV를 병행한다.
한편 911은 변화가 없다. 포르쉐는 상징적인 후방 엔진 스포츠카를 전기차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재차 못 박았다. 대신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해 GTS, 터보 S를 넘어서는 영역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카이엔과 파나메라도 가솔린 모델 생산을 2030년대까지 이어가며, 특히 V8 엔진은 유지된다.
눈에 띄는 건 초고성능 슈퍼카 계획이 부재하다는 점이다. 미션 X 콘셉트의 양산화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포르쉐는 이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기차 수요가 기대만큼 크지 않은 상황에서 순수 전기 플래그십을 내놓는 것은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