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라렌 첫 SUV, 전기차 아니다… 새 CEO가 선택한 건 V8 하이브리드
맥라렌이 첫 SUV 파워트레인을 확정했다. 전기차가 아닌 V8 하이브리드로 가는 것이다. 새 수장인 닉 콜린스 CEO가 미국 주요 딜러들에게 실차 이미지를 공유했다는 소식까지 나오며 개발이 본격화된 분위기다.
원래 전 CEO였던 미하엘 라이터스는 W1 하이퍼카 기반의 4.0 V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최대 1,200마력대)에서 디튠한 시스템을 넣은, 20만 파운드 이상급 럭셔리 퍼포먼스 SUV를 구상했었다. 아스톤 마틴 DBX, 페라리 푸로산게와 경쟁하는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새 경영진 판단은 달랐다.
맥라렌 딜러들이 고객 의견을 수집한 결과, “맥라렌 뱃지를 달고 나오는 순수 전기 SUV는 원하지 않는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콜린스 CEO도 “맥라렌을 올-EV 브랜드로 만들 생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각 지역의 규제와 수요 흐름이 다르기 때문에, 내연·하이브리드·전기 기술을 모두 열어두는 ‘멀티 파워트레인’ 전략을 택한 셈이다.
외관 디자인은 재규어에서 오래 활동한 알리스터 웰런이 맡았다. I-Pace, F-Type 등을 만들었던 디자이너로, 맥라렌 SUV 역시 스포티한 프로포션을 바탕으로 고유의 실루엣을 완성 중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CYVN 홀딩스의 맥라렌 인수다. 콜린스 CEO는 CYVN 산하 엔지니어링 스타트업 ‘포세븐’을 이끌며, 니오(Nio) 기술을 일부 라이선스로 활용해 전기 SUV를 개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전기 SUV 프로젝트를 맥라렌 SUV로 넘기는 시나리오는 결국 접었다. 고가 럭셔리 EV 수요가 기대에 못 미치는 글로벌 상황을 감안한 결정으로 보인다. (제로에미션 레인지로버 지연, 벤틀리·람보르기니의 EV 계획 수정 등과 같은 흐름)
이번 인수로 맥라렌은 장기 부채를 모두 정리했고, 약 900억 원대 손실을 겪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났다. 대신 조직 슬림화가 필요해 그룹 내 500명 감축이 진행 중이다. 경영진에는 전 페라리 CEO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롤스로이스 CEO 토스텐 뮐러오트보쉬 등이 합류해 브랜드 재건에 힘을 싣고 있다.
정작 중요한 SUV의 가격, 플랫폼, 카본 파이버 적용 범위, 생산지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2026년 하이퍼카 W1 출시, 2027년 750S 고성능 버전, 아투라 라인업 정비 등 전체 로드맵 정리가 빠르게 이뤄지는 만큼 SUV도 조만간 더 구체적인 정보가 나올 전망이다.
콜린스 CEO는 “5년 버티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투자하며 세계 무대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레이스팀의 상승세와 함께 ‘사람 중심 스토리’를 강화하는 새로운 마케팅 전략도 고민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