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전격 합병' 논의... 새로운 거대 자동차 회사 탄생하나
일본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빅딜' 가능성이 제기됐다. 혼다와 닛산이 토요타에 대항하고 글로벌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해 합병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양사는 합병, 자본 제휴, 지주회사 설립 등 여러 선택지를 놓고 초기 단계의 논의를 진행 중이다. 닛산은 르노와의 오랜 제휴 관계를 정리하고, 혼다는 제너럴모터스(GM)와의 협력을 축소하는 등 각자 변화를 모색해 왔다.
주가 급등락, 시장의 뜨거운 반응
합병 논의 소식이 전해지자 닛산 주가는 한때 24%까지 급등했지만, 혼다 주가는 3.4% 하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은 엇갈렸다. 뉴욕 시장에서도 닛산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가 12% 상승한 반면 혼다는 0.9% 상승에 그쳤다. 이는 닛산의 재정 상황이 혼다보다 상대적으로 어려워 합병을 통해 닛산이 얻을 이익이 더 클 것이라는 시장의 판단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합병 방식과 '미쓰비시' 추가 가능성
논의 중인 방안 중 하나는 양사의 사업을 통합 운영하는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닛산과 자본 제휴 관계에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성사된다면 일본 자동차 산업은 도요타 그룹과 혼다-닛산-미쓰비시 연합, 두 거대 진영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전기차 경쟁 심화 속 '규모의 경제' 절실
양사의 합병 논의는 전기차 시장 경쟁 심화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초 양사는 전기차 배터리 및 소프트웨어 협력을 발표했으며, 당시 혼다 CEO는 닛산과의 자본 제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합병을 통해 두 회사는 테슬라 등 글로벌 전기차 경쟁사에 맞설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닛산의 '구원투수' 되나... 토요타 그룹 견제 목적도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애널리스트는 "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닛산의 재정난에 단기적인 구제책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닛산은 수익 감소와 부채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투자 등급 강등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반면 혼다는 기술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GM과의 제휴 관계도 약화된 상황이다.
합병은 토요타 그룹에 대한 견제 목적도 있다. 혼다, 닛산, 미쓰비시의 상반기 글로벌 판매량은 400만대로, 토요타 단독 판매량 520만대에 미치지 못한다. 합병을 통해 토요타의 아성을 넘어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엇갈린 전망과 과제
일부 전문가들은 "닛산은 이번 합병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중복되는 사업 영역과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혼다는 시장 가치 444억 달러로 닛산(130억 달러)을 크게 앞서지만, 토요타(4220억 달러)와 비교하면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합병 논의가 일본 자동차 산업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