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SK온, 울트라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개발 성공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강기석 교수 연구팀과 SK온이 전기차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차세대 양극재 개발에 성공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인 네이처 에너지에 게재됐다.
연구팀이 개발한 건 니켈 함량 94% 이상의 울트라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다. 기존 다결정 양극재와 같은 1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대형 입자를 구현하면서도 양이온 무질서 현상을 완전히 배제하는 데 성공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핵심 소재다. 니켈 함량이 높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올라가 전기차 1회 충전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하지만 현재 주류인 다결정 양극재는 충방전을 반복하면 입자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여기서 가스가 발생해 배터리 수명이 줄거나 스웰링 현상이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다.
단결정 양극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나의 입자가 단일 결정 구조로 이뤄져 균열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단결정 양극재가 상용화되면 배터리 수명이 기존 대비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니켈 함량이 높은 양극재일수록 단결정 합성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고온에서 오래 열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리튬과 니켈 이온이 뒤섞이는 양이온 무질서 현상이 발생해 오히려 배터리 성능이 떨어졌다.
연구팀은 이 난제를 우회하는 방법을 찾았다. 결정 성장이 쉬운 나트륨 기반 단결정을 먼저 만든 뒤 이온 교환 방식으로 리튬 기반으로 바꾸는 것이다. 튼튼한 단결정 골격을 유지하면서 양극 소재를 얻는 셈이다.
실험 결과는 인상적이다. 개발된 단결정 양극재는 가스 발생량이 다결정 대비 25배나 감소했고, 전극 밀도는 이론적 결정 밀도의 77%에 달했다. 구조 변형도 크게 줄어 장기 수명 확보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양극재 업계의 단결정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2023년 세계 최초로 니켈 86% 단결정 양극재 양산에 성공했고, LG화학도 같은 해 국내 최초로 하이니켈 단결정 양극재 양산을 시작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다결정과 혼합해 사용하는 수준이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건 입자 크기를 대폭 키우면서도 고니켈 단결정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선 대형 입자 단결정 기술이 상용화되면 양극을 단결정만으로 구성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 안정성, 수명을 모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팀은 후속 연구로 소재 조성 고도화와 함께 서로 다른 크기의 단결정 입자를 최적 비율로 조합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강기석 교수는 단결정 양극재의 오랜 합성 난제를 해결한 성과라며 산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혁신적인 배터리 소재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