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4마력 수동 파가니 와이라, 단 3대 한정으로 다시 돌아왔다
파가니가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모델을 공개했다. 창립자 호라치오 파가니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해 선보인 ‘와이라 70 트리온포(Huayra 70 Trionfo)’다. 10년 전 60세를 맞아 존다 HP 바르케타를 내놓았던 것처럼, 파가니는 이번에도 개인적 이정표를 극단적인 스페셜 모델로 풀어냈다.
와이라는 이미 단종돼 유토피아(Utopia)로 세대교체가 이뤄졌지만, 파가니에게 단종은 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다. 실제로 차체에서 기존 와이라와 공유하는 부위는 도어와 윈도 프레임에 그치며, 외관 대부분을 새로 설계했다. 전면부는 기존 쿼드 헤드램프를 과감히 버리고 듀얼 포인트 헤드램프를 적용해 전혀 다른 인상을 연출했다. 이 구성은 과거 스페셜 모델인 와이라 코달룽가를 연상시킨다.
노출 카본 파이버 위에 그린과 오렌지 컬러를 조합한 외관은 파가니 특유의 조형미를 극대화한다. 제작 수량은 단 3대로 제한했다. 신차 제작인지 기존 차량을 기반으로 한 컨버전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20년이 훌쩍 지난 이후에도 존다가 ‘유니코(Unico)’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한 전례를 고려하면 놀랄 일은 아니다.
차체 형상과 공격적인 공력 패키지를 보면, 와이라 로드스터 BC를 기반으로 했을 가능성이 크다. 로드스터 BC는 메르세데스-AMG가 공급한 6.0리터 V12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791마력, 최대토크 1050Nm를 발휘했다. 여기에 약 1250kg에 불과한 경량 차체를 조합해 극단적인 성능을 구현했다.
와이라 70 트리온포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차량 소유주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동일한 AMG V12 엔진의 최고출력은 834마력까지 끌어올렸다. 더 눈길을 끄는 부분은 변속기 구성이다. 자동화 수동 변속기 대신 7단 수동 변속기를 적용했다. 파가니가 와이라에 수동 변속기를 조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와이라 에피토메(Epitome), 지난해 공개된 오픈톱 와이라 코달룽가 역시 전통적인 수동 변속기를 선택해 브랜드 철학을 분명히 했다.
현재 공개된 차량은 ‘트리온포’라는 이름을 단 단 한 대뿐이다. 나머지 두 대의 사양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트리온포’는 이탈리아어로 ‘승리’를 뜻하며, 호라치오 파가니의 엔지니어 인생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명칭으로 해석된다.
공식적으로는 무대에서 내려왔지만, 파가니에게 존다와 와이라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 같은 행보는 최근 부가티가 시론을 다시 꺼내 스페셜 모델을 연이어 선보이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초소량 하이퍼카 시장에서 ‘레거시 모델의 재해석’은 하나의 전략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단종 이후에도 계속해서 진화하는 이름, 그리고 수동 변속기라는 고집. 와이라 70 트리온포는 파가니가 여전히 감성과 집요함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상징적인 모델이다.


















